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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결혼식 날

여의나루 2018. 2. 8. 20:58

아들 결혼식 날 / 여의나루 아들에게, 아들아! 코 흘리며 아장아장 걷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장성하여 주례 목사님 앞에 의연하게 섰구나! 너의 지난 성장 과정을 돌아볼 때 모든 게 주님의 인도하심과 은혜였지만 부모로서 반듯하게 잘 자라도록 소원하고 기도하며 애태웠던 지난 일들이 떠오른다, 수능 전야에 초조하던 너의 모습, 부모로서 충분한 뒷바라지를 못 해 미안했고 수능시험장에 드려 보내고 온 종일 시험 잘 보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아빠의 심정을 너는 알까 싶다, 오늘 결혼식장에 앉아 널 바라보며 온갖 지난 일들 주마등처럼 스치는구나! 입대할 때 의정부 306 보충대 연병장에 함께 가 아들을 두고 나와야 하는 안쓰러운 기억, 해외 취업하여 머나먼 중남미로 떠나는 인천공항 대합실에서 기약 없는 이별, 시집보내는 엄마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고, 공무원 시험에 몰두하던 대학동 음침한 고시원 방 비염과 위장약 봉지 수북이 쌓인 책상에 사투했던 흔적을 뒤늦게 발견했을 때 아빠는 가슴이 아팠다. 아들 합격을 위해 새벽 일찍 출근 후 아침마다 관악산 서울대 뒷산 기슭 돌 틈에 앉아 간절히 기도했던 긴 세월, 합격자 발표 하루 전날 아침 기도 하는 중 동쪽 햇살과 함께 온몸이 뜨거워지며 합격의 응답을 주시던 그 날의 감격은 지금도 가슴 벅차고 얼마나 기뻤는지 너의 수석 합격을 듣고 천하를 얻은 것처럼 아빠는 좋아 주님께 눈물의 감사기도 드리며 주님의 위대하신 은혜를 체험하게 되었던 지난날 너 결혼식을 맞아 아련히 스치는구나, 다행히 정년 퇴임 조금 남기고 결혼을 하게 되어 여러 가지고 모양새를 갖추며 재정적 도움이 되었고 목사님의 주례 앞에 서 있는 네가 고맙고 감사하다, 결혼식장 입구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장관의 화환을 바라보며 아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했다, 경기도에서 안전행정부로 발탁되고 중앙부서 최고기관인 기획재정부에 사무관이 되었으니 아빠는 널 믿는다. 모든 업무에 緩急 輕重과 曲直 是非로 중용을 지키고 겸손과 정직으로 주님께 기도하며 더 큰 꿈을 펼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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