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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온 글·낭송시

내 가난한 여행/ 옮긴글

여의나루 2018. 1. 11. 23:04



      내 가난한 여행
      추억이라는 열차에 동전을 넣는다 좌석표에는 몇 가지 이름이 있다
      아픔, 미련, 향수, 고독, 가난, 열정, 웃음 추억이라는 이 열차에는 그래서 일등석이 없다
      모든 좌석들이 희미하게 열려진 풍경들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 흔들거리며 추억의 깊이까지 저려온다 어두운 터널을 두 개를 지나서야 승무원이 추억을 검표하러 걸어오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멈추어야 할 정류장을 지나 너무 멀리까지 추억을 보고 오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나의 추억은 가난했다 매일 하루하루가 그렇게 세상에 빚을 졌다
      그런 나의 여윈 추억이 검표원에게 건네진다 그는 나에게 미련이라는 좌석으로 옮겨 앉으라고 말한다
      왜 추억은 향기가, 웃음이, 침묵이 더욱 간절했던 것일까?
      깊은 잠이 온다 추억을 사랑했던 지친 피곤들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이제 막 오늘이 어제라는 추억의 입구를 지나며, 아주 긴 눈물이 흐르고 있다
      멈추어야 할 정류장을 벌써 두 정거장이나 지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한용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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