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공간

난초와 글 음악 일상이야기

한국춘란전국전시회

옮겨온 글·낭송시

노을빛으로 봉한 편지

여의나루 2023. 5. 23. 23:04

 

      ♡˚ 노을빛으로 봉한 편지------♡˚。ㅇ 처음 잡던 당신 손을 이제는 놓아야겠다 싶을 때 말하리라 삶이 너무도 공허해서 수만겹의 허공을 두르고 살던 그때 당신이 그 허공을 한겹씩 벗겨 주었노라 분분히 흩어지던 일상 속에서 나는 떠돌던 한 점 먼지 창백한 별빛을 만지작거리며 젖은 눈으로 잠들던 새벽 창가에 머물던 흐릿한 불빛은 차마 고개 들지 못하던 부끄러운 사랑이었노라 한번이라도 축배를 들고 싶었던 건 살아온 날을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갈 날들 속 어느 한 순간 잠시 허락받은 날 있다면 그날을 위해서였노라 뿌리치다 뿌리치다. 기어이 가져버린 당신 오지 않을 것이기에 기다렸고 다가설 수 없기에 사랑했노라 서로 하늘만 바라보던 순간들은 영원히 부를 노래가 되었노라. ♡˚ - 최옥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