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美學
그래 이제 살아나는 구나 !
지인으로부터 종자로 분양 받은 난초
아무리 정성을 드리고 방제를 하고
시비도 활력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생기를 찾지 못하고 점점 시들어가
맨 뒤 촉만 남기고 노대를 일으킨 난초
포기하며 난분을 쏟아버릴까 하다가
난대 아래 한쪽에서 홀대를 받고 있어
어느 날 다시 이층난대 위로 올리고
다른 난초보다 더 심혈을 기울리니
몇 년 만에 올 해 신아를 잘 올려주어
잊어버린 보석을 찾은 것처럼 기쁘다.
많은 난초 중 유난히 애착이 가던 난이라서
살아 종자를 보존해 주니 고마운 생각이 들고
난초의 강인한 생명력을 또 다시 체험하며
세력이 부족하거나 어려서 잘 자라지 않거나
병에 걸려서 회생이 불가능했던 난 일지라도
체념할게 아니라 끝까지 정성을 드리며
배양하다가 보면 이렇게 노력과 사랑에
감동을 했는지 성촉으로 예쁘게 자라주어
회생하는 난초를 보며 경험할 수 있고
난초를 대할수록 배양의 어려움을 느끼며
바램과 생각대로 되지 않은 난초의 미래를
우린 너무 막연하게 난초를 가꾸어 가나 싶다,
많은 애란인들 역시 난초의 변화에 발전에 대해
개구리와 럭비공이 어느 방향으로 뛸지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소장난초에 대해 많은 기대를
바라며 명품으로 거듭나길 조급하게 소원하곤 한다.
물론 배양능력과 좋은 환경을 자부하면서도
만족과 기쁨보다 실망과 실의가 더 많은 난초의 속성
그러나 우린 애란의 길에 喜 悲가 찾아올지라도
은근과 끈기로 기다림의 미학을 이루어가리라.
= 여의나루 =